둘이면서 하나인, 고경원

2017. 4. 24. 23:23문화/책

고경원 작가의 책, '둘이면서 하나인' 출판사 서평입니다. 

이번 켓산업박람회때 사인회도 하셨는데, 펫친구는 일요일날 방문해서

작가님을 못뵙고 왔네요. 

서평을 보면서, 아래 두번째 단락... 

'책으로 떠나는 세계 고양이 여행'이 눈에 들어오는군요. 

서평처럼 세계 고양이 명소는 어떨지 간접체험 해보고 싶은데요. 


둘이면서 하나인
국내도서
저자 : 고경원
출판 : 안나푸르나 2017.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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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사랑에서 시작된 고양이 사진집

작가는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2007)로 국내 출판계에 길고양이 사진에세이를 처음 선보였다. 고양이와 함께할 수 없던 2000년대 초, 사진이라도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길고양이 찍기는 15년째 이어지고 있다. 피사체를 작품의 주제로 접근하기보다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사진이기에, 고경원의 고양이 사진에는 대상에 대한 깊은 애정이 드러난다. 반려동물 인구가 1천만 명을 돌파한 시대에도 여전히 핍박받는 길고양이에 대한 안타까움, 고양이도 인간처럼 섬세하게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생명임을 전하려는 마음이 행간에 묻어난다. 고양이 커플의 상황에 따라 때론 동물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 같기도 하고, 때론 동화처럼 상상과 유머를 버무린 글을 함께 배치해 읽는 맛이 있다. 


책으로 떠나는 세계 고양이 여행

책에 수록한 100쌍의 고양이 커플이 보여주는 다채로운 삶만큼 촬영 장소도 전작보다 다양해졌다. 사진 속 고양이의 발자취를 눈으로 쫓다 보면 세계의 애묘 문화와 고양이 명소를 접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이 책의 미덕이다. 길고양이가 숨어 사는 한국의 오래된 골목뿐 아니라, 고양이 묘지기가 사는 파리의 반려동물 묘지, 유기묘 입양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스톡홀름의 스칸센 어린이 동물원, 타이완의 고양이 마을 허우퉁, 길고양이 후원 카페가 있는 홍콩의 란터우 섬, 주민보다 고양이가 많다는 일본의 고양이 섬 아오시마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고양이 명소를 간접 경험하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고양이의 희로애락 속에 담긴 묘생사

흔히 커플 사진이라면 연인의 다정한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작가가 보여주고자 한 것은 달콤한 사랑의 순간만은 아니다. 동시에 뛰어올라 솜방망이를 서로 주고받으며 싸우는 엄마와 딸, 넉살 좋은 아저씨와 겁 많은 꼬마, 명당자리를 뺏긴 고양이와 되찾으려는 고양이, 말없이 마음 통하는 친구.... 사랑하고 미워하고 싸우고 화해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는 고양이의 희로애락을 통해, 그들도 인간처럼 똑같은 감정을 느끼며 살아가는 작은 생명임을 전하고자 한다. 



길고양이를 찾아 나라 안팎의 섬, 도심, 상가, 주택가, 야산, 재개발 구역을 헤매 다닌 그의 발자취에 매혹과 애틋함이 묻어나는 사진과 글이다. 이런 사진을 어떻게 찍었을까 싶은 '결정적 순간'들은 우연이나 운의 소산이 아닐 테다. 때로는 그다지 깨끗하지 않을 길바닥에 포복 자세로 몸을 낮추고, 때로는 목이 아프도록 고개를 치켜들고, 숨죽이며 하염없이 지켜보는 시간이 무심하고 무구하게 공간으로 전화한 시공간이 응축된 한 컷, 한 컷일 테다.

고경원은 길고양이들의 어여쁨과 불안하고 슬픈 삶에서 그와 닮은 인생살이를 본다. 탐미적인 고양이 애호에서 나아가 삶의 고달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존재들을 안타까워하며 응원하는 그의 변화가 서럽고도 미덥다. 

-황인숙 (시인)